신경증클리닉 - 수면장애 THE BELOVED HOSPITAL

진료과목

신경증클리닉

개요

1. 수면장애의 정의
수면장애란 건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있음에도 낮 동안에 각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 또는 수면리듬이 흐트러져 있어서 잠자거나 깨어 있을 때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포함하는 매우 폭넓은 개념입니다.
2. 수면장애의 종류
수면장애는 환자가 보이는 증상에 따라 다양하게 나뉩니다.

1) 불면증
불면증은 잠들기 힘들거나, 잠은 들지만 자주 깨고, 새벽에 너무 일찍 잠에서 깨어 수면부족 상태가 되어, 이로 인해 낮동 안 피로감, 졸음, 의욕상실 등의 결과를 초래하는 대표적인 수면장애입니다.

불면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평소 수면리듬이 약한 사람이,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수면리듬이 더욱 심하게 약화되고, 그 결과 잘못된 수면습관을 가지게 되면서 불면증이 생기게 됩니다.

이후 심리적 스트레스 등이 줄어들더라도 잘못된 수면습관이 남아 있어 불면증을 지속시키며, 만성불면증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우울장애, 불안장애 및 기타 정신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불면증상은 흔히 나타납니다. 불면증상이 지속되거나, 우울하거나 불안한 기분이 들거나, 그 외의 다른 증상이 있을 경우, 단순 불면증보다는 다른 정신과적 문제에 동반된 불면증일 가능성이 큽니다.
2) 기면증
기면증은 야간에 6시간 이상 충분한 수면을 취함에도 낮에 심한 졸음을 호소하는 과다수면증 중 하나입니다. 낮 동안 졸음 외에도 감정적으로 흥분할 때 힘이 빠지는 탈력발작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수면마비(가위눌림), 잠들 무렵 환각 증상 등이 동반될 수도 있습니다. 기면증은 그 증상이 청소년기에 처음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심한 졸음으로 학업에 장애를 초래하며, 운전 중인 사람에게는 사고 위험을 높입니다.
3) 하지불안증후군
하지불안증후군은 잠들 무렵 다리(특히 종아리 부근)에 느껴지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불편감으로 잠들기 힘들어, 수면부족을 초래하는 수면장애입니다. 다리에 느껴지는 불편감에 대해 환자들은 ‘전기가 흐르는 느낌’,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하고 통증을 호소하지는 않습니다. 불편감은 낮에도 나타날 수 있으며, 대개 야간에 심해지며 다리를 움직이거나 주물러 주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낮 동안에도 다리를 같은 자세로 오래가만히 있어야 하는 경우에 더 심해집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50대 이후에 발병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최근의 보고에서는 7세 이전의 아동에게서도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성장통으로 알고 있는 소아 하지불편감 중 일부는 소아하지불안증후군이라는 보고도 있습니다. 또한 임신 중 철분이 부족한 경우 하지불안증후군이 발병하는 경우도 흔히 있습니다.
4) 코골이/수면무호흡증
코골이는 매우 흔한 생리적인 현상입니다. 그러나 코골이가 있는 사람의 75%는 수면 중에 호흡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합니다. 수면무호흡증은 주변사람이 관찰해도 알기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이 하룻밤에 40회 이상 나타나는 경우에는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체내 산소 공급이 어렵게 되어, 낮 동안 피로감,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느낌, 아침 두통, 무기력감, 중력과 기억력 저하, 우울감 등을 유발합니다.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면 당뇨,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 심각한 부작용이 일어납니다. 따라서 수면 중에 코골이가 있고 낮 동안 피로감 등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수면무호흡증도 있는지 확인을 한 뒤에 료를 해야 합니다.
5) 기타 수면장애
기타 수면장애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주기적으로 움직이는 주기성사지운동증이 있습니다.이 경우 수면을 방해받아 낮 동안 졸음, 피로감, 불면증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꿈꾸는 수중에 꿈 내용을 행동으로 나타내는 렘수면행동장애가 노인에게 나타날 수 있는데, 심한 잠꼬대 등으로 다른 사람의 수면을 방해하며 꿈 내용을 행동으로 옮기는 과격한 행동으로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습니다.

소아에게는 수면 중에 갑자기 깨어 심하게 울며 달래기 힘든 야경증과, 수면 중에 일어나 걸어다니는 수면보행증(몽유병)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소아에게도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 장애가 있으며 충분히 자지 못해 낮 동안 산만한 행동을 보일 수 있고, 성장이 지연되며 뇌 발달에 장애를 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야간수면다원검사 등으로 평가한 후 적절한 치료를 해야합니다. 교대근무로 인하여 잠자고 일어나는 시간이 불규칙하거나 자주 바뀌는 경우에는 불면증, 무기력감 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에게는 너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고, 반대로 노인에게는 너무 일찍 자고 새벽에 깨어 잠들기 힘든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진단

수면장애의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의사의 문진이 필수적입니다. 다양한 수면장애를 진단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자기기입식 설문지로는 피츠버그수면장애척도가 있으며, 낮 동안 졸음이 심한 경우에는 엡워스졸음증 척도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1. 야간수면다원검사
수면장애를 확진하기 위하여 야간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야간수면다원검사는 수면장애를 진단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검사입니다.
야간수면다원검사는 피검자가 일정한 시설이 갖추어진 수면검사실에서 실제로 자면서 수면상태에 대한 종합적인 검사를 시행합니다.
수면 중의 뇌파, 눈동자 움직임, 신체 근육의 긴장도, 호흡, 다리 움직임, 자세, 심전도, 혈중산소농도, 코골이소음, 적외선비디오로 촬영한 수면모습 등을 다양한 감지기를 통하여 측정하며 이를 토대로 수면효율, 수면구조, 동반된 수면장애의 특성과 수면장애의 심한 정도를 평가하여 수면장애를 진단합니다.
2. 주간검사
낮 동안 졸음이 심한 사람의 경우에는 기면증을 비롯한 과다수면증을 진단하기 위하여 야간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한 다음, 이어서 낮 동안 주간검사를 시행합니다.
주간검사의 방법은 야간수면다원검사를 마치고 2시간 후부터 2시간 간격으로 약 30분씩 4-6회에 걸쳐 뇌파, 안전도, 근전도 등의 감지기를 부착한 상태에서 어두운 방에서 낮잠을 자도록 하면 됩니다. 이때 잠드는데 걸리는 시간 잠든 후 나타나는 특징적인 뇌파와 안구운동 소견 등을 관찰하여 낮 동안 졸음의 심한 정도를 평가하고 기면증을 진단합니다.
3. 활동기록기 검사
활동기록기는 손목시계와 유사한 모양의 장비로, 손목에 착용한 상태로 24시간(자고 있는 동안에도 착용)을 지내게 하면서 활동도 패턴과 빛에 노출되는 정도를 평가하여 일주기리듬수면장애의 진단에 이용됩니다.
대개 7일 이상의 기간 동안 착용하도록 하며, 임상상황에 따라 1일부터 수개월까지 다양한 기간 동안 착용하여 검사를 할 수 있습니다.
4. 수면일지, 자가설문지
불면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평소의 수면패턴을 알아보기 위한 수면일지를 쓰도록 합니다. 또한 동반되는 수면장애를 찾기 위하여 다양한 수면장애에 대한 설문을 담고 있는 피츠버그수면척도를 시행합니다. 수면일지 분석결과 6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불면증으로 자다가 깨는 증상이 주가 되거나 코골이가 동반되어 있는 경우에는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여 동반되는 수면장애를 평가하기도 합니다.
한편, 불안증이나 우울장애가 있을 경우에도 불면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불안증이나 우울장애를 평가하기 위한 자가설문지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5. 기면증의 진단
기면증의 진단을 위해서는 임상증상이 중요합니다. 낮 동안 심한 졸음, 탈력발작(감정적으로 흥분할 때 힘이 빠지는 것), 수면마비, 입면기 환각(잠이 들려는 순간 환각증세가 생기는 것)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기면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탈력발작이 없는 유형도 있으므로, 탈력발작이 없다고 해서 기면증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기면증 진단을 위해서는 1박 2일 동안 수면검사실에 머무르면서 야간수면다원검사와 주간검사를 연이어 약 22시간 동안 시행합니다. 야간수면다원검사에서 낮 동안 졸음을 초래할 만한 수면장애가 없으며, 객관적으로 확인된 심한 주간졸음과 렘수면 이상 소견을 주간검사로 진단합니다.
6. 하지불안증후군 진단
하지불안증후군은 임상적 증상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즉, 야간에 더 심해지는 하지 불편감, 주간에도 가만히 있을 때 증세가 악화되는 양상, 주무르거나 움직이며 호전되는 증세가 양상, 그리고 통증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불편감 등이 나타나면 하지불안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선 말초신경계 질환이나, 관절염, 외상 등 다른 질환이 없는지 확인하여야 합니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정확한 진단을 위하여 종아리 근육에 전극을 붙이고 가만이 앉아 있는 상태에서 불편감이 나타날 때 특징적인 근육움직임이 나타나는지 살펴보는 ‘운동억제검사’를 수면검사실에서 시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코골이나 주기성 사지운동증 등 다른 수면장애가 동반되어 있을 것으로 의심되면, 야간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철분 부족, 특히 페리틴이라는 물질의 혈중 농도가 낮을 경우에는 하지불안증후군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철겹핍성 빈혈 유무와 페리틴 농도에 대한 혈액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7. 수면무호흡증 진단
수면무호흡증은 임상적인 증상으로 미루어 의심이 될 경우, 야간수면다원검사를 통하여 진단합니다. 하룻밤을 검사실에서 자면서 다양한 센서를 통해서 수면 중 호흡곤란 유무, 그 심한 정도를 평가합니다. 한편, 구강 및 비강에 대한 평가도 함께 시행하며, 심한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방침을 정합니다.

치료

1. 불면증 치료
증상이 생긴 지 1달 이내의 급성기 불면증의 경우, 수면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심하여 잠들기 힘든 경우에는 1-2주 정도 전문의 처방을 받아서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는 중에도 수면위생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편, 심리적 스트레스가 해결되고 마음이 안정된 후에도 잘못된 수면습관 등으로 잠들기 힘들고 자주 깨는 일이 있다면, 불면증에 대한 인지행동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2. 기면증 치료
기면증은 약물로 그 증상을 조절하여 치료합니다.
낮 동안의 졸음 증상에 대해서는 각성제를 사용합니다. 최근에는 부작용이 적고 안전하며 효과적인 각성제가 개발되어 있어 장기간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탈력발작 역시 약물로 치료하는데, 항우울제 계통의 약물 중에서 적절한 것을 선택하여 각성제와 병용 투여합니다.

약물 복용 중에도 나타나는 심한 졸음이 있을 경우 20분 내외의 낮잠을 자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외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유지하며 수면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하며, 낮 동안 졸음을 초래할 수 있는 다른 수면장애가 있는 경우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3. 하지불안증후군 치료
하지불안증후군은 도파민 효현제로 치료합니다. 이는 하지불안증후군은 뇌 속의 도파민 대사 이상으로 인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도파민효현제로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가바펜틴계의 약물을 추가하거나 대체하여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 외 벤조디아제핀계 진정수면제와 아펜계 약물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낮 동안 다리를 적절하게 움직여 주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며,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더운찜질을 해 주는 것도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철분부족이 원인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철분제를 이용하여 보충해 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4. 수면무호흡증 치료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흔히 동반되어 나타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두 가지가 동반되어 나타날 때 코골이를 치료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코골이뿐 아니라 동반된 수면무호흡증까지 치료하여야 완전히 치료되는 것입니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다원검사와 구강 및 비강에 대한 평가를 통하여 치료방침을 정하며, 증상이 매우 심한 경우에는 수면 중에 양압기라는 장치를 이용하여 기도가 막히는 것을 막아주는 상기도양압술치료를 시행합니다. 증상이 중간 정도로 심한 경우에는 치아에 마우스피스와 유사한 것을 끼고 자도록 해서 아래턱이 앞으로 조금 나오면서 혀 뒤의 공간을 만들어 주어 수면무호흡을 치료하는, 구강내장치 치료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중간 이하인 경우에는 연구개와 목젖, 그리고 비강에 대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합니다.
수면무호흡증의 치료에는 코골이치료가 포함되며 수면무호흡증의 심한 정도, 구강 및 비강의 해부학적 상태, 환자의 선호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그 방침을 정합니다.

환자들이 자주 하는 질문

1. 잠을 잘 자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수면위생이란 어떤 것인가요?
  •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도록 합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아침에 잠이 깨면 바로 일어나도록 합니다. 일어나서 밝은 빛을 쬐면 잠이 깨는데 도움이 됩니다.
  • 낮 시간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합니다. 주로 햇빛이 비치는 시간대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 산책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취침 직전에는 너무 격렬한 운동을 피해야 하는데, 이는 운동 자체가 자극이 되어 잠들기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 커피나 홍차, 녹차, 핫초코, 콜라, 박카스 등 카페인이 든 음료 및 초콜릿 등을 피합니다.
  • 낮잠은 자지 않습니다. 낮잠을 자게 되면 야간에 잠이 잘 오지 않게 됩니다.
  • 저녁에 과식을 하지 않습니다. 과식 자체가 자극이 되어 잠들기 힘들어집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따뜻한 우유 한 잔 혹은 치즈 등을 먹는 것은 잠이 드는데 도움이 됩니다.
  • 저녁 7시 이후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습니다. 담배를 피우면 정신적으로 흥분해서 잠들기 힘듭니다.
  • 침대는 수면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침대에서 책을 보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것 등 다른 일을 하지 않습니다.
  • 술은 숙면을 취할 수 없게 하여 잠자는 도중에 자주 깨어나게 하므로 마시지 않습니다.
  • 잠자리에 누워 10분 정도가 지났는데도 잠이 오지 않으면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장소로 가서 독서를 하거나 라디오를 듣는 등 비교적 자극이 적은 일을 하다가, 잠이 오면 다시 잠자리에 가서 눕습니다.
  • 잠자리에 들 때나 밤중에 깨어났을 때는 일부러 시계를 보지 않습니다. 시계를 보게 되면 잠을 자지 못한 것에 대해 걱정하게 되고, 걱정을 하게 되면 긴장이 되어 잠이 더 오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시계를 볼 수 있는 침실, 화장실, 거실에서 시계를 치오는 것이 좋습니다.
2. 수면제를 계속 복용하면 어떤 점이 좋지 않나요?
불면증 환자 모두가 가지고 있는 소망은 약을 복용하지 않고도 잘 자는 것입니다. 많은 환자들이 수면제를 계속 복용하면 중독이되고 치매에 걸리지 않을까 두려워합니다.

수면제에 정통한 두 학자가 수면제 사용에 대한 찬반 논쟁을 벌인 것이 논문으로 나온 적이 있습니다.

우선 수면제 사용에 반대하는 학자는, 불면증은 수면제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며, 수면제로 인해 인지기능(認知機能)이 낮아질 수 있고, 노인들이 수면제를 복용하면 근육이완으로 낙상(落傷)할 위험이 높다고 주장합니다. 한편 수면제 사용에 찬성하는 학자는, 대부분의 환자들에게 수면제 의존이 생겨 용량을 늘려야 효과가 지속되는 일이 거의 없고, 최근에 나온 수면제는 잔류(殘溜)효과와 기억력에 대한 영향 그리고 근육을 이완시키는 효과도 거의 없어서 장기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정신과 약물, 특히 수면제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은 1950년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벤조디아제핀계 수면제에 대한 것입니다. 그 당시 약물은 투약하면 몸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다음날 낮까지 몸에 남아 있어 머리가 맑지 않았고, 신체적 또는 심리적 금단 증상이 있어 쉽게 중단하기 힘든 경우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수면제에는 단기간 작용하면서 인지 기능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습니다. 또ㅡ 환자가 가진 수면장애에 특성에 따라, 잠드는 것이 힘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약이 있고, 잠은 잘 들지만 자다가 중간 중간에 깨는 것이 힘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약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수면제와는 달리 멜라토닌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이 개발되었습니다. 곧 국내에 도입될 예정인 이 약물은 다른 수면제와는 달리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지 않을 정도로 부작용이 적습니다.

수면제를 장기간 사용하면서 ‘약을 먹여 잠을 재우기만 하는’치료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시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단기 불면, 시차 여행으로 인한 불면, 수면-각성 리듬이 떨어진 노인들에게 간헐적으로, 단기간 작용하면서 잔류효과를 남기지 않는 비-벤조디아제핀계 수면제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수면전문의가 환자의 수면문제를 정확히 진단한 상태에서, 불면증의 인지행동치료를 포함하는 종합적인 치료의 일부로 수면제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입니다.
3. 잠꼬대도 병인가요?
잠꼬대 때문에 수면클리닉에 방문한 젊은 여성이 있었습니다. 그 여성은 어머니와 함께 왔는데, 어머니 말로는 딸이 거의 매일 잠꼬대를 할 뿐 아니라 잠꼬대로 대화도 한다고 했습니다. 잠꼬대에 주변 사람이 대꾸를 하면 딸이 그것에 맞추어 또 답을 하고 해서 한동안 대화가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가족들은 오래전부터 그런 현상이 있어 왔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오랜만에 방문한 형부가 이 여성과 잠꼬대로 대화를 한 후 너무 놀라 병원에 가 볼 것을 권했다고 합니다.

수면의학에서는 잠꼬대 자체를 어떤 질환으로 보지 않습니다. 따라서 잠꼬대만 나타나는 경우에는 치료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잠꼬대가 렘수면행동장애, 야간간질발작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해당 질환을 치료해야 합니다. 잠꼬대가 너무 크고 잦아서 함께 자는 사람의 수면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잠꼬대의 내용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데 예를 들어 결혼 전에 사귀던 사람의 이름을 부른다든가 또는 듣는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 등을 하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경우에도 치료를 생각해 오아야 할 것입니다.
4. 몽유병은 어떤 것이며, 몽유병 증상이 일어나고 있을 때 깨우면 해로운 일이 일어날 수도 있나요?
몽유병 현상은 뇌가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소아에게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몽유병 환자는 대개 수면의 초반부(잠든 지 3시간 이내)에 잠을 자다가 일어나 돌아다는데, 이때 눈을 뜨고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아 주변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합니다. 몽유병은 깊은 수면단계 중에 외부 자극(대개 소음)으로 인해 뇌의 일부분은 잠에서 깨고 다른 부분은 여전히 수면상태에 있게 되어 생기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그 다음날 아침 당사자는 그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소아에게 나타나는 몽유병은 뇌의 성숙이 이루어지면 그 발생 빈도가 줄어들면서 저절로 없어집니다. 따라서 특별한 치료를 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몽유병이 일어나는 중에는, 돌아다니면서 가구에 부딪혀 다칠 위험이 있고 열려진 문이나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소아의 안전을 위해 위험한 물건을 치우고 문을 잠가 놓는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몽유병은 깊은 수면단계에서 뇌의 일부만 잠에서 깬 것이므로 이 상태에 있는 소아를 깨우는 것은 매우 힘듭니다. 물론 소아를 흔들어서 깨운다고 해서 해로운 일이 생기지는 않지만, 잠에서 깬 소아는 매우 혼란스러워할 것입니다. 자다가 깨어나서 돌아다니는 소아는 부드럽고 안전하게 침대로 유도해 누워서 자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5. 이갈기는 왜 생기며, 치료방법은 어떤 것이 있나요?
잠을 자는 중에 이를 갈거나(grinding) 악물고(clenching), 이때 생기는 자극과 통증으로 수면이 방해받는 것을 통틀어 정확하게는 이갈음(bruxism)이라고 합니다. 이갈음이 있으며 그 소음으로 인해 주변사람들의 수면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또, 이갈음으로 인해 치아가 빨리 닳게 되고 치통, 턱 주위 통증과 두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갈음 중에는 아래위 치아들이 수평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마찰을 일으키는데, 치아는 구조상 수직방향의 힘에는 강하지만 수평방향의 힘에는 매우 약하므로 심하게 손상됩니다.

이갈음은 지능지체나 뇌성마비 환자에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특별한 신체적 문제가 없는 아동이나 성인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갈음은 심리적인 요인으로 인한 불안과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이갈음은 아동의 14~17%가 증상을 나타낼 정도로 흔하며 나이가 들면서 줄어들어 청소년은 12%, 성인이 되면 8% 정도로 줄어들고, 노인은 3% 정도의 유병률을 보입니다.

성취동기가 강하고 주의력이 높은(늘 긴장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흔히 일어나며, 치아의 교합이 잘 맞지 않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생활스트레스, 과도한 업무, 마감일에 쫓기는 상황 등이 이갈음 유발과 관련되며, 흡연과 카페인 섭취도 수면 중 각성을 일으키고 이갈음을 유발합니다.

이갈음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하고, 그 심한 정도를 평가합니다. 이갈음은 1, 2단계 비-렘수면 중에 잘 나타나며, 렘수면 중에 나타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호흡관련수면장애, 렘수면행동장애, 야경증, 간질 등 이갈음을 동반할 수 있는 다른 수면장애를 배제한 후 확진합니다.

이갈음이 있는 경우, 최근 심해진 스트레스 요인을 찾아서 제거하거나 줄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바이오피드백을 통해 스트레스 반응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흡연과 카페인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이갈음이 지속되면 치아손상을 막기 위해, 치과에서 치아보호기구(mouth guard)를 제작해서 착용하고 자기도 합니다.
6. 중고등학생은 왜 아침에 깨우기 힘든가요?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자녀를 아침에 깨워 학교에 보내기 쉽지 않다는 것에 동의할 것입니다. 그리고 막상 힘들게 깨워서 학교에 보내 놓아도 맑은 정신으로 공부할 것 같지도 않아 걱정일 것입니다.

그런데 부모도 그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자녀가 밤늦게까지 자지 않고 게임이나 인터넷을 하면서 자지 않으니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자녀에게 일찍 자라고 말을 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잠이 오지 않아요’입니다. 여기에는 의학적 근거가 있습니다.

사춘기가 지나면서 청소년의 일주기의 주기가 길어집니다. 주기가 길어지면 잠이 오는 시간은 늦어지게 됩니다. 수면 주기가 늦게 시작되니 끝나는 시간도 늦어지고,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든 것입니다.
또, 청소년이 되면 여러 가지 활동을 많이 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밤늦게까지 해야 할 일이 많아지고, 수면 요구량도 늘어납니다. 즉, 잠을 많이 자야 하는데, 잠 잘 시간이 적은 것입니다. 낮 동안 졸리면 콜라와 같은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를 마시게 됩니다. 그 결과 밤에 잠들기는 더 힘들어지고, 아침에 일어나기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청소년기의 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하고 주말에도 그 패턴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난 직후 밝은 빛을 쬐는 것이 좋습니다.
오후 시간에는 카페인 함유 음료를 금해야 합니다. 또한 밤 10시 이후에는 잠을 잘 준비를 하고 조명을 줄여 밝은 빛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루 8시간 이상 수면 시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잠을 줄여서 활동시간을 늘리는 것보다, 낮 시간 동안 어영부영 보내는 시간을 줄이고 알차게 보내는 것이 더 좋습니다.
7. 최근에 꿈을 많이 꾸는데, 무슨 문제가 있는 건가요?
꿈을 많이 꾸어서 힘들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특히 꿈 내용이 별로 좋지 않다면 꿈을 자주 꾸는 것이 반갑지 않을 것입니다.

정상인이 8시간 잠을 잔다면 2시간 정도는 꿈을 꾸게 됩니다. 그런데 어떤 날은 꿈을 꾸었고 어떤 날은 꿈을 꾸지 않습니다. 이것은 꿈을 기억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꿈의 내용이 매우 인상 깊었다면 꿈을 기억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또, 꿈을 꾸는 중간 중간 자주 깨었다면 꿈을 기억할 확률이 높아질 것입니다.

꿈꾸는 동안 경험한 것은 일단 단기 기억에 저장됩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도 꿈 내용을 기억하려면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단기 기억에 저장된 것이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려면 잠에서 깨어야 합니다. 따라서 꿈을 많이 꾼다는 것은 잠을 자면서 자주 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잠에서 깼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정상인은 수면 중에 그렇게 자주 깨지 않습니다.

대개 수면무호흡증 주기성사지운동증 등과 같이 수면 유지를 방해하는 질환이 있는 경우, 본인은 거의 기억하지 못하지만 자주 잠에서 깨게 되고 꿈도 더 잘 기억하게 됩니다. 꿈을 꾸는 렘수면의 비율이 늘어나는 경우에 그만큼 꿈을 더 자주 기억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우울장애가 있는 경우, 술을 마신 날 새벽에는 렘수면이 더 많이 나타나고 꿈을 더 잘 기억하게 됩니다.